[기획 의도]


삶은 ‘아’와 ‘비아’가 서로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구성된다. 

질문이 오가다 ‘아’는 ‘비아’에게 받은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고 붕괴했다. 

그렇게 사진을 찍게 됐다. 답할 것을 찾아, 새롭고 생소한 것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 

길 위에서 만난 이들의 조건 없는 친절을 답이라 생각했지만, ‘아’에겐 그것조차 질문이었다. 


“나는 왜?”

“나는 이제 어떻게?


여행하는 길 위에서 던져진 질문들을, 

문래동의 길 위에 돌려놓는다. 


그러면 문래동에서 이 질문들을 

받는 당신도 여행자가 될까. 


내겐 답에 가장 가까운 질문이었던 

문래동이 당신에게도 말을 걸까.



[작가의 말]


지도는 주름져있다.

지표의 다사다난을 2차원 평면에 구겨넣어야 

지도는 지도가 된다. 사람이 곧게 나아간다 싶어도, 

이 지도에선 이 주름에서 저 주름으로 옮아갈 뿐이다.


사람도 살아온대로의 주름을 가진다.

사진도 지도처럼 평평하기에 그와 같은 원죄를 공유한다.

그래서 나도, 나의 사진도 주름져있다.


지도의 주름 위를 달려, 

만난 사람의 주름을 담은 주름진 사진.

이정도면 어쩌면 세상은 거대한 주름인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내 사진이 주름진 것도, 지도가 주름진 것도, 

우리와 우리의 세상이 주름질 수밖에 없는 것도 

용서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저 우리의 주름들이 부지런히 꿈틀대는 근육이 

강인해져가는 사이의 사이사이일 뿐이라면.


강이 갈라졌다고 비난받을 수 없듯이.

미워할 수도, 그렇다고 아직 사랑할 수도 없는 

나와 지도와 사진,

주름진 세상.

하지만 단단해져가는.